놀이터를 지켜라

학교 놀이환경개선

안명초등학교 나무의 성 놀이터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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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상을 쌓아 만들었어요, 나무의 성

“친환경 놀이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작은 학교에요. 지금의 친구들은 대부분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쭉 같이 놀아요. 매일 만나는 친구들도 같은데, 학교의 놀이기구도 변함이 없으니 재미가 없어요. 철봉과 그네, 미끄럼틀은 이제 저학년 동생들에게 양보하고요. 친구들과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학교에서 실컷 숨이 차도록 놀았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우리 학교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어요. 우리 학교에 놀이터를 만들어주시러 오셨대요!

세이브더칠드런과 건축가 선생님께서 우리를 만나고 싶대요. 학교에 새로운 놀이터를 지으려는데, 우리 아동이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요! 안명초 40명의 학생들은 아동디자인단이 되어 놀이터 설계를 함께하기로 했어요.

놀이터를 만들 장소부터 우리가 상의하여 정했어요. 후보지는 두 군데 였는데요. 뒷산 언덕, 그리고 운동장 옆 나무데크! 우리는 직접 찾아가 평소처럼 놀아보며, 이곳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나무에 올라타거나 철봉에 매달리는 게 재밌어. 우리가 만들 놀이터도 높으면 좋겠다!"

모둠별로 더 마음에 든 장소를 하나 정했어요. 그리고 어디서 어떻게 놀고 싶은지, 어떤 놀이기구가 필요한지 그림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나무는 공간이 넓으니까, 짚라인을 설치할 수 있지 않을까?”
“데크 위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싶어. 우리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 공간을 만드는 거야!”

우리는 서로의 의견을 듣고 고민한 끝에 운동장 옆 데크에 놀이터를 짓기로 결정했어요. 이제 장소도 정했으니 더 본격적으로 놀이터를 설계해봐야겠죠? 만들고 싶은 놀이터를 구체적으로 스케치한 후, 모형으로 만들어보았어요.

“미끄럼틀, 롤러코스터, 작은집, 암벽등반장”
“오두막집, 정글짐, 짚라인, 암벽등반장, 미로”
“전망대, 짚라인, 암벽등반, 작은 도서관”

세 번째 워크숍시간, 건축가 선생님께서 두 가지 방향의 놀이터를 보여주셨어요. 운동장과 나무데크를 연결하는 디자인의 놀이터와, 나무데크 위에 미로같은 디자인의 놀이터, 두 가지 모두 너무 재밌어보여서 고민되었어요.

우리는 나무데크를 모둠별로 한 번 더 답사하며 상상해보고,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지 그림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마지막 워크숍 시간, 우리가 함께 만든 놀이터의 설계도안을 보았어요. 그동안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한 것들이 이렇게 완성된 모습으로 설계된 것을 보니 무척 기대되는 거 있죠?

“우리의 놀이를 지켜줄 마법의 성이에요.”

놀이터의 이름도 우리가 직접 정했는데요~ 아동디자인단 모두가 하나씩 아이디어를 내고 전교생이 투표하여 정한 이름은 바로, 안명초등학교 ‘나무의 성’! 언덕과 전망대, 미로와 아지트, 오르막으로 이루어진 놀이터는 한 왕국의 성 같아요.

놀이터는 운동장과 데크를 오가는 연결 동선을 만들면서도, 데크 위 공간을 세 구역으로 나누어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설계되었어요.

왼쪽은 운동장에서 한 칸위의 데크, 데크보다 더 위의 전망대까지 오르고 내리며 매달릴 수 있는 수직의 놀이공간이에요. 가운데는 우리가 바라던 미로 공간! 통과하고 잡고, 쫓는 재미가 있는 미로이자 숨을 수 있는 아지트가 되어주고요. 맨 오른쪽에는 바닥에서 높은 데크 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오르막길이 있어. 줄을 잡고 영차영차 등반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