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이 넘치는 신나는 남덕월드

“쉬는 시간에도 놀고싶어요!”

우리(건축사사무소 이와임)는 학교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달라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의뢰를 받고 남덕초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학생 수가 3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학교는 1989년에 지어져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이 다소 낡아보였는데요. 아이들은 운동장에 있는 흔한 철제 미끄럼틀과 철봉, 그네가 아니라 새롭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놀이기구를 원했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놀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학생들이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설계’를 진행했습니다. 놀이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전문가이니까요! 

남덕초 학생들이 아동디자인단이 되어 우리와 함께 놀이터에 대해 고민해주었어요.

“우리는 여기에서, 이렇게 놀아요!”

아동디자인단은 학교 지도 위에 평소 노는 모습을 그리고 각자 놀고 싶은 장소에 대해 발표하였어요.

“줄넘기, 술래잡기, 주차장에서 숨바꼭질,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기!”
“공놀이, 오징어, 사방치기, 철봉놀이, 누워있기”

아이들이 놀고 싶은 장소 중, 이 세 장소가 가장 많이 언급 되었는데요. 조회대, 스탠드 앞 계단, 등나무 옆 기둥이 있는 공간이었어요. 아이들은 이 중 가장 선호하는 장소에 직접 가서 각자 하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을 상상하며 그림으로 그려보았어요.  

“계단 위에 미끄럼틀을 설치해요. 그리고 옆에는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요!”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줄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고, 꼬불꼬불 미끄럼틀로 내려와요! 덩굴 모양의 줄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어요. 옆에는 우리가 쉴 수 있는 동그란 벤치도 놓아요.”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계단에 대한 아이들의 선호가 높은 것을 확인했고, 높낮이 차이를 이용한 미끄럼 공간, 천장이 있는 공간 등을 만들고 싶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각자 그림으로 표현했던 놀이터는 직접 모형으로도 만들어 보았는데요. 만들고 그리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계단에 놀이터를 설치하기로 함께 결정하였습니다.  

장소도 정하고, 놀이기구에 대한 아이디어도 충분히 떠올렸으니 직접 현장에 가봐야겠죠?

우리는 기존 계단 공간 위에 어떤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보았어요. 그리고 직접 계단으로 가, 천으로 다양한 모양을 잡아보며 우리의 놀이터를 상상해보았습니다.

마지막 워크숍 시간에는 놀이시설에 장식할 아이들의 손 도장과 발 도장을 만들어 보았는데요. 내가 만든 놀이터라는 도장을 우리들의 놀이공간에 꾸욱~ 담아보았어요. 아동디자인단 모두 뿌듯해하네요.

아동디자인단의 아름다운 손도장, 발도장

“놀이공원보다 신나는 남덕월드~!”

놀이터의 이름도 아이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투표로 정했는데요. 마치 신나는 놀이공원에 온 것 같다며 ‘신나는 남덕월드’라고 이름지어주었습니다. 정말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신나게 놀이하는 아이들이에요. 

딱딱하고 각진 계단에서 구불구불 재밌게 변신한 계단이에요. 줄을 잡고 영차 영차 올라갈 수도 있고, 손잡이를 잡고 암벽등반을 할 수도 있어요. 위 쪽에는 대나무를 두어 손으로 잡거나, 발로 밟아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우리 학교만의 자랑거리에요“ 

구불구불한 나무 사이에는 숨겨진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터널이에요. 엉금엉금 기어가면, 앞서 들어간 친구의 엉덩이와 콩 부딪힐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해요!

“이제 짧은 쉬는시간에도 남덕월드에 와서 놀 수 있어요! 우리의 놀 권리를 지켜줘서 고마워, 놀이터야~”

‘놀이터를 지켜라’ 44호_학교 놀이환경개선_대구남덕초등학교 신나는 남덕월드 놀이터_대구시 남구

- 주소 : 대구광역시 남구 앞산순환로93길 33
- 건축 & 시공사 : 디자인 하임
- 디자인단 : 남덕초 아동디자인단 3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