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간질간질, 몸이 꿈틀꿈틀, 학교가 들썩들썩
꿈틀꿈틀Zone에서 자라나는 우리!
“학생 수가 줄어 남는 교실이 놀이공간이 되었어요.”
우리 동북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00명대, 한 학년에 반이 두세 개 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에요. 예전에는 학생들이 훨씬 많았다는데, 세월이 흐르고 마을이 구도심이 되면서 학생 수도 줄었다고 해요. 그래서 우리 학교에는 빈 교실이 많습니다.
그 교실들은 전학 간 친구들의 자리가 생각나는 쓸쓸하고 외로운 공간이었는데요. 그런데 어느날 선생님이 멋진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빈 교실에 우리의 놀이 공간을 만들어주신다고요!
“놀이공간 디자인은 주인공인 우리에게 맡겨요!”
우리 학교에 새로운 놀이 공간이라니! 저는 너무 신났지만, 놀이 공간을 만드는 데에 우리 어린이들이 왜 필요할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참여한 첫 디자인워크숍은 무척 즐거웠어요. 놀이밥퍼 선생님과 신나게 놀면서 시작했거든요. 놀이의 주인공은 우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신나는 놀이 공간을 함께 만들자고 하셨어요. 우리는 마음껏 몸을 움직이고 놀면서 우리의 놀 권리에 대해 알게 되었고요, 앞으로 디자인워크숍을 함께 할 건축가 선생님과도 친해졌어요!
“그물과 철봉이 있는 아치형 통로는 어떨까?” “빵처럼 푹신푹신한 쉼터가 있으면 좋겠어!”
우리는 과자를 이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놀이공간을 만들어보았어요. 맛있는 과자 속에 우리의 놀이 아이디어가 쏙쏙 들어갔어요. 푹신푹신한 공간, 미로 같은 공간, 얼기설기 얽힌 그물 등 우리의 의견이 실제 놀이터 설계에 반영되었어요.
우리는 전교생 투표로 ‘동북꿈틀꿈틀Zone’이라는 멋진 이름도 정하고요, 직접 놀이터 이용 규칙도 정했어요! 우리가 주인공인 놀이 공간을 만드는 데에 우리가 함께한 일은 정말 멋진 경험 이었어요!
“모험심을 자극하는 공간이자 휴식의 공간이에요.”
“여기서는 우리 마음대로 낙서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만든 게 아니라 어른들이 마음대로 만들었으면 이렇게 멋진 공간이 나오진 않았을 것 같아요.”
빈 교실이 드디더 우리만의 놀이 공간으로 싹 바뀌었어요. 이 곳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들어가 있어요. 트렘펄린, 지그재그 그물, 보드게임까지! 외부 시선이 차단되고 눕거나 앉아서 쉴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 다른 친구들과 뛰어놀며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는 ‘활동적인 공간’ 둘 다 있어요!
“꿈틀꿈틀존에서 친구들이랑 놀다 보면 같이 안 놀던 친구들이랑도 함께 놀게 돼요. 그리고 예전에는 학년끼리 잘 모여서 노는 곳이 따로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모든 학년이 같이 모여서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밖에서 비 올 때 딱히 놀 수 있는 데가 없었는데, 꿈틀 존이 생기니까 실내에서도 놀 수 있어 좋아요.”
“오두막에서 내려올 때 점프를 할 수도 있고, 줄을 잡고 타잔 놀이를 할 수도 있어요. 길이 여러 방향으로 있어서 술래잡기하다가 도망칠 때도 더 재밌어요.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져서 마음에 들어요.”
놀이터의 한쪽 벽에는 앉고 누우며 쉴 수 있는 오두막이 있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오두막은 계단으로 오르내릴 수도 있지만 마치 밧줄을 타고 갈 수도 있어요! 오두막의 벽과 벽 사이에는 레이저처럼 얽힌 탄성 줄이 있는데요. 우리는 타잔처럼 밧줄을 타고 첩보영화처럼 줄 사이사이를 헤치며 모험정신을 불태웁니다. 동그랗고 네모난 구멍을 통과하는 것도 엄청 재밌고요, 실컷 뛰어놀다가 쉬고싶을 때는 푹신한 소파에 누울 수도 있어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게 아닌 우리가 직접 만든 놀이 공간은 정말 최고에요!
‘놀이터를 지켜라’ 51호_학교 놀이환경개선_전주동북초등학교 동북꿈틀꿈틀zone 놀이터_전라북도 전주시
-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견훤왕궁로 227
- 건축 & 시공사 : 건축사사무소 예감 & 그리크지않은 집
- 디자인단 : 동북초 아동디자인단 28명
- 후원 : 전주시는 2017년도부터 학교놀이환경개선사업에 함께 동참하여, 지자체 예산을 마련하여 전주시 아동의 놀권리를 위해 학교놀이 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