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도, 나무도 무럭무럭 자라는 룰루랄라 놀이터!

“엄마, 나도 VR 게임기 해보고 싶어요!” 
“친구들이랑 네 컷 사진 찍고 싶어요!” 
“아빠, 아빠, 집라인이 있는 키즈카페가 있대요! 나도 갈래요!”

우리 때와 달리 요즘 아이들이 노는 방법은 얼마나 다양한지요. 인터넷 동영상으로 도시 애들이 노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저도 그렇게 놀고 싶다고 조르곤 합니다. 하지만 산속 작은 면 단위 마을에 그런 다양한 놀이 기구가 어디 있겠어요.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놀이터 하나도 없어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잔뜩 들뜬 목소리로, 우리 마을에도 멋진 놀이터를 만든다고 하네요?

“30명의 동료 건축가와 함께 만들었어요.”

룰루랄라 놀이터는 공간의 디자인부터 이름까지 모두 아이들의 손을 거쳐 완성되었어요. 풍기초등학교 재학생 30명은 아동디자인단이 되어 우리 마을에 꼭 맞는 맞춤형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어주었습니다.

“편히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친구, 부모님과 함께 올 수 있는 놀이터가 좋아요!”

“디자인워크숍을 하면서 놀 권리라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어린이에게 놀이가 중요하다는 걸 배운 후에 더 잘 놀이하기 위해 친구들과 선생님과 정말 열심히 고민했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 놀이터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봤어요!”

아동디자인단은 상상놀이카드에 원하는 놀이 활동을 그리고, 놀이터 부지 위에 직접 꿈의 놀이터를 설계해보았는데요. 직접 만든 놀이터 모형을 들고 눈을 빛내며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이미 프로 건축가 같지 않나요?
놀이터가 지어지는 동안 아동디자인단은 ‘룰루랄라 놀이터’라는 멋진 이름도 지어주고, 직접 만든 놀이터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놀이터에 자화상을 그려 놀이터에 전시하였습니다.

“룰루랄라 놀이터가 있어서 안심이에요.”

룰루랄라 놀이터에는 두 개의 프로그램실과 주방, 그리고 다락방이 있어요. 프로그램실에서는 학습이나 놀이 활동을 하고요, 프로그램이 없을 때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보드게임을 할 수 있다고 해요. 

2층 다락방에는 블록이나 레고 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아지트에요. 어른들이 들어가면 머리를 ‘콩’ 부딪히게 되는, 정말 아동만을 위한 공간이더라고요. 실외에는 모래 놀이터와 마당이 있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어요.

“학교가 끝나면 만날 집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핸드폰 게임만 했는데, 룰루랄라 놀이터가 생긴 이후에는 핸드폰 말고 보드게임이나 축구 놀이를 더 많이 해요! 열심히 뛰어놀아서 그런지 간식도 더 맛있고 잠도 더 일찍 자게 되었어요. 키가 쑥쑥 클 것 같아서 기대돼요!”

“열심히 뛰어놀다가 쉬고 싶을 때면 다락방으로 올라가요. 다락방은 정말 동화책 속에 있는 것과 똑같이 생겼어요. 폭신폭신하고, 창문으로 아래가 내려다보이고, 재밌는 보드게임도 있어요. 친구들이랑 실컷 놀다가 수다도 떨다가 보면 금세 저녁이 돼요. 하루가 정말 짧아진 기분이에요!”

룰루랄라 놀이터는 네모반듯한 건물이 아니라 특이하게도 둥그런 삼각형 모양인데요, 건물 한가운데 천장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요. 그 안에는 나무 한 그루가 햇볕을 쐬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나무를 베거나 옮기지 않고 자연을 존중하는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놀이터를 지켜라’ 77호_농어촌 놀이환경개선_룰루랄라놀이터_경상북도 영주시

- 주소 :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성내리 105-1
- 건축 & 시공사 : 스마트 건축사무소 & ㈜범한 종합건설
- 디자인단 : 풍기초 아동디자인단 30명 
- 후원 : 경북형 어린이놀이터 조성사업은 경상북도 민선7기 도정 운영 4대 목표 중 하나인 '아이행복한 젊은 경북'을 만들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과 경상북도가 2018년 10월 업무협약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전국 유일한 민,관 협력 아동을 위한 공간 조성사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