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놀이환경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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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초등학교 나래터 놀이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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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날개를 펼치고 훨훨 날아라~ 시흥 나래터! 

 

 

 

 

 

 

“‘잘 노는 우리학교’ 우리 학교가 첫 시작입니다!”

 

1997년 2월에 개교한 시흥초등학교는 650 여명 학생이 있는 시화호 인근의 학교입니다. 우리학교는 오래된 초등학교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붉은 벽돌 건물과 철봉으로 만든 놀이기구의 모습만 보아도 예스럽지요. 학교 생활 또한 그런 면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유로운 놀이 활동보다는 공부와 규범을 익히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여겨졌지요. 

 

 

 

 

어린이는 뛰노는 것이 본성입니다. 움직이고 깔깔대며 돌아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 놀이 공간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그런 본성을 항상 억누르고,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지요. 
시흥초의 교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더 잘 놀이하며 행복하게 성장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당시 교내 연구부장을 맡고 있던 조영찬 교사의 제안으로 EBS 다큐프라림 놀이특집 ‘놀이의 반란’ 을 보고, 우리학교에도 놀 권리 사업을 진행해볼 것을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으로 도시 놀이환경개선 사업을 시작하며 ‘학교’ 영역에도 놀권리 캠페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는 것을 안내받으며 반가운 마음에 통화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역사회의 놀이공원 뿐만 아니라, 아동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라는 공간에 놀이친화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세이브더칠드런 담당 부서와 소통 후, 바로 사업 진행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더 잘 노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도움을 주세요.”

 

보편적인 철제 놀이기구와 같이 놀이 방법이 한정되는 놀이터가 아닌, 창의적이고 새로운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시흥초등학교 아동디자인단을 모집하였습니다. 우리 학교의 아동디자인단은 네 차례의 디자인워크숍을 통해 바우건축의 건축전문가와 함께 놀이에 대해 고민하고 놀이공간을 디자인하였습니다. 

 

 

 

 

먼저 건축가 선생님께 건축에 대해 수업을 듣고 건축가의 마음으로 학교를 둘러보았습니다. ‘평소 우리는 이렇게 놀아요, 이 장소가 좋겠어요, 여기에선 이런 놀이가 가능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마음 속에 자신만의 놀이터를 떠올려보았답니다.

 

 

 

 

 

 

각자 놀이터를 만들고 싶은 장소를 정한 아이들은 학교 사진 위에 만들고 싶은 놀이터를 자유롭게 표현해보았습니다. 한계 없는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놀이의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만의 아지트같은 공간, 춤을 출 수 있는 넓은 공간, 나무와 파라솔이 만들어주는 그늘”

 

 

 

 

“놀이동산처럼 신나는 놀이기구, 텐트처럼 아늑한 공간, 해먹에 누워 쉬고 싶은 마음”

 

자유롭게 펼친 상상을 모아 이제 학교라는 실제 공간 안에 배치해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포스트잇으로 붙인 후, 그곳에서 놀이하는 이야기를 적어보았는데요. 아이들은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실현 가능한 놀이터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긴 미끄럼틀을 타고 싶어요!”
“거울 미로를 설치하면 정말 재밌을 거예요!”

 

 

 

 

“옥상에서 운동장까지 밧줄을 타고 내려가면 얼마나 재밌을까요? 조회대 계단 앞에는 폭신한 방석과 텐트를 두어서 쉼터와 아지트로 삼아요!”

 

마지막 워크숍 시간, 놀이터를 직접 모형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기본 모형틀 안에서, 다양한 모형을 자유롭게 배치하며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보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더 재밌는 놀이의 방법을 만들어갑니다. 

 

 

 

 

 

 

디자인워크숍이 진행되며 알게 된 아이들의 진솔한 마음과 창의적인 놀이터 모형을 참고하여 놀이터 설계가 최종 완성되었습니다!

 

 

 

 

 

 

아동디자인의 활동은 놀이터가 완공될 때까지 계속되었는데요. 고사리같이 작은 손으로, 우드 스테인을 직접 칠하며 놀이터를 완성하였습니다.

 

 

 

 

“큰 꿈을 품고 날아오를 나래터”

 

 

 

놀이터의 이름도 아이들이 직접 지어주었는데요. 투표를 통해 정한 이름은 ‘날개’라는 뜻의 ‘나래터’! 

 

 

 

 

“그냥 가방을 놓아두거나 앉아있던 공간이었는데 이렇게 다양하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는 게 신기하고 즐거워요.”

 

기존에는 앉아서 쉬거나, 운동장을 바라보거나, 운동회 날의 관람석일 뿐이었던 공간이 멋진 놀이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높낮이도 방향도 다른 벽은 아이들이 통과하고, 숨고, 기댈 수 있는 놀이와 쉼의 공간이 되어줍니다. 

 

 

 

 

“일반 땅에서는 그냥 달리기인데, 여기에서는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고 숨는 놀이도 할 수 있어요.”

 

단차가 있는 연속적인 공간에서 아이들은 놀이의 상상력을 키우고, 새로운 규칙의 놀이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학교 끝나고 방과후 교실과 학원에 갔다가 집에는 늦은 시간에 가기 때문에 항상 놀 시간이 부족해요. 나래터에서 우리들의 날개를 펴고 신나게 놀고 싶어요!"

 

 


 

시흥초등학교는 세이브더칠드런 학교 놀이환경개선사업의 최초 학교로서, 우리의 노력이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낼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전문 임상심리연구소와 함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놀이 공간을 변화시키고 충분한 놀이 시간을 제공했을 때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연구설계]

첫째, 놀이공간의 확보와 함께 주 1회 60분의 놀이시간 제공
둘째, 놀이공간 및 시간을 제공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과의 비교
셋째, 변화의 측정 방법은 1) 아동이 스스로 자신을 보고하는 방법, 2) 부모가 아동의 행동을 보고하는 방법, 3) 교사가 아동의 행동을 보고하는 방법, 4) 뇌파측정, 5) 인터뷰 등을 실시함

 

4학년, 6학년 2개 학급 중 실험에 동의한 3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놀이공간에서 매주 1회 60분씩 4개월 간 친구들과 함께 자유놀이를 즐기고 난 후의 변화를 측정하였습니다. 실험 결과,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첫 번째,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전보다 학교에 가는 게 더 즐거워요.”
“친구랑 많이 놀면서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선생님도 친구들끼리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도록 신경 써주세요.”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 교사에 대한 만족도, 친구들 간의 관계, 학교의 물리적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고, 교사가 느끼는 아동의 문제 행동도 감소하였습니다. 

 

두 번째, 학습 태도 또한 달라졌는데요. 학생들의 주의집중력이 높아지고 교사가 느끼기에도 수업 태도가 좋아졌습니다. 뇌파 측정 결과 뇌의 안정적 주의집중 상태를 나타내는 전두엽 알파파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놀이가 전두엽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큰 변화입니다.
 

 

 

 

“즐겁게 놀고 나니까 공부할 때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아요.”

 

 

 

 

“놀이 시간이 충분히 있단 걸 아니까, 수업 시간에는 딴짓하지 않고 공부하게 돼요.”

 

세번째, 또래관계의 만족도는 좋아지고 공격성은 낮아졌고,

네번째,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힘 또한 상승하였습니다.

 

 

 

 

“친구들이 조금 더 활발하고 적극적이게 된 것 같아요.”

 

 

 

 

“놀이터를 같이 만들면서 이 친구는 무얼 잘 하고, 저 친구는 무얼 잘 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놀이 구조를 짤 때 이해가 안 가서 힘들었는데, 모두가 함께 이야기 하면서 모형도 만들고 발표해서 뿌듯했어요.” 

 

다섯 째, 놀이 친화적 공간을 조성한 후 아동들은 행복감이 증가하고 불안 및 우울이 감소하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놀이 시간이 생기고 나니까 친구들과 웃으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친구들이랑 더 친해지고 학교생활이 더 재밌어진 것 같아요.”

 

사전 그림 검사에서는 또래에 대한 상호작용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교사와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던 아동이 사후에는 또래와 활발하게 상호작용하고 교사와도 친밀감을 표현하였는데요. 

 

 

 

 

학생들의 놀이를 지켜보던 교사들도 같은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혼자 놀이를 하는 아동에게 다른 아동들이 다가가 함께 놀아주려 시도하였고, 거절하는 친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가가서 함께 놀이하는 모습을 보았다고요.

 

 

 

 

이처럼 우리 시흥초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학교에 놀이 공간을 마련하고, 충분한 놀이시간을 보장한다면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 시흥초를 시작으로 다른 학교에서도 놀이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아동의 놀 권리가 향상되기를, 그래서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놀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놀이터를 지켜라’ 6호_학교 놀이환경개선_시흥초등학교 나래터 놀이터_경기도 시흥시

 

 

- 주소 :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1871-4
- 건축 & 시공사 : 바우건축사사무소 & 이각건설
- 디자인단 : 시흥초 아동디자인단 30명
- 후원 : ㈜손오공은 학습 위주의 획일적인 학교 공간을 실제 사용자인 아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놀이 친화적인 환경으로 개선해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놀이 친화적’인 학교 환경 조성을 조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