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도담 함께 자라는 우리들의 놀이터, 도담노닐터
“놀이터는 밤에만 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우리 아이는 이른 아침이나 밤에만 놀이터에 가는 것이 익숙해요. 장애가 있는 우리 아이는 비장애 아동과 표현 방식이 달라, 비장애 아동이나 부모님들은 무척 낯설게 느끼거든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며 놀아야 하는 낮에는 놀이터에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이제는 부모 말고 친구와 함께, 밤이 아닌 낮에 마음 편히 놀 수 있게 되었어요. 광산구장애인복지관 안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생겼거든요!
놀이터를 만드는 과정은 무척 특별했어요. ‘도담노닐터’는 건축가와 지역 주민,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설계했거든요.
디자인워크숍을 통해 아이들은 놀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어요. 첫 워크숍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는데, 온라인 설문조사로 놀이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한편, 작은 그림 공모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통해 아이들이 놀이에 대해 느끼는 감상이나 경험을 알 수 있었지요.
“엄마, 아빠랑 동물원에 갔어요! 원숭이, 거북이, 기린! 다양한 동물을 보았습니다."
“단어를 보고 떠오르는 느낌을 적고 그려보았어요. 하늘, 다리, 문, 천장... 그러고보니 천장에 매달려 놀면 재밌을 것 같아요!”
이어서 아이들이 바라는 놀이 공간을 모형으로 만들어보았는데요. 아이들은 공간에 한계를 짓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을 펼쳐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축가의 설계를 아동과 보호자가 함께 확인하기도 하며 놀이터의 설계는 조금씩 완성되어갔습니다.
“매달릴 수 있는 높은 봉이나 줄이 있으면 좋겠어요! 높이 높이 올라가는 건 정말 재밌거든요!”
광산 장애인 복지관 1층에 있는 도담노닐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활동 공간이 나와요.
“우리가 그림을 그리고 놀이를 하면서 표현한 놀이터를 건축가 선생님께서 무척 멋지게 설계해주신 것 같아요. 우리가 바라던 놀이터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
동그랗고 네모난 모양의 창문이 있는 놀이기구는 아이들의 넘치는 체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줄을 잡고 영차! 영차! 하면서 2층으로 올라가면 그물로 된 바닥 아래로 친구의 얼굴을 볼 수 있어요. 메롱 메롱 장난을 치면서 꺄르르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놀이터 천장에는 고리가 달려있어서 해먹 침대를 걸 수도 있고요, 친구랑 같이 탈 수 있는 커다란 그물 그네를 걸고 놀 수도 있어요!
오른쪽에는 어린이들만 쏙 들어갈 수 있는 아지트에요. 빨강, 노랑, 파랑 알록달록한 아지트는 소곤소곤 비밀 얘기를 나눌 수도 있고요, 조심스럽게 얼굴만 쏙! 내밀고 주변을 감상할 수도 있답니다.
폭신폭신한 빈백과 맘껏 읽을 수 있는 책이 놓인 휴식 공간은 우리들의 휠체어 높이와 딱 맞아요. 안쪽에는 방음 공간이 있어서 크게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ICT 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할 수도 있어요. 아이들의 놀이와 휴식, 성장을 위한 최고의 놀이터에요!
“저는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걸 더 좋아하는데요. 친구들과 빈백에 앉거나 누워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아지트에서 비밀 얘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행복해요! 멋진 놀이터 지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놀이터를 지켜라’ 72호_도시 놀이환경개선_광산구장애인복지관 도담노닐터_광주시 광산구
- 주소 : 광주광역시 광산구 무진대로 276
- 건축 & 시공사 : 건축사사무소 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