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갯빛 상상으로 만든 놀이터예요!
최근 호계초등학교는 인근지역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며 절반 정도의 학생이 전학을 갔다고 합니다. 부모의 소득격차로 남겨진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자존감 상실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호계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을 위해 자율 활동을 만들거나 창의체험을 확대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요.
학교의 노력을 담담히 전하시는 말씀 속에서 교장, 교사분들의 진솔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호계초 아동의 방과 후 보호와 놀 권리 향상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과 울산현대자동차에서는 학교 놀이터를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우리의 의견이 필요한 일이 있다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의뢰를 받고 우리(건축사사무소 유어예)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호계초 아동디자인단을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놀이터를 설계할 거예요”
놀이터를 만드는 일에 아동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이야기였나봐요. 아이들은 항상 어른의 말씀을 잘 들어야 했는데 디자인워크숍에서는 정반대였으니까요. 놀이 활동에는 아동이 더 전문가이니, 우리는 아동의 말을 잘 듣고자 했습니다. 아이들은 사뭇 긴장을 하기도 하고, 학교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에 오히려 신이 난 모습이기도 했지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친구들에게 어떤 놀이터를 좋아하는지, 학교 어디서 놀고 싶은지, 인기 많은 놀이기구는 무엇인지 조사해오기도 했습니다.
첫 번째 디자인워크숍에서는 모둠별로 놀이 공간을 상상하여 그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트램펄린, 지붕, 암벽등판, 그물놀이터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어요. 투표를 통해 놀이공간을 조성할 장소도 직접 정했습니다. 학교 건물과 운동장 사이의 조회대로 결정!
“아동디자인단으로 함께 놀이터를 설계하면서, 제가 이렇게 아이디어뱅크인 줄 처음 알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놀이에 대해 생각하니까, 이것도 저것도 다 하고 싶고 욕심도 났어요! 친구들 의견이랑 합치면서 조율하고, 안전도 생각하면서 놀이터를 설계하는 동안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두 번째 활동은 모형으로 놀이 공간을 꾸며보는 것이었어요. 지난 시간에서 상상하고 그렸던 아이디어가 연속적으로 발전하기도 했고, 다양해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놀이공간의 3D 설계도면을 공유하고, 놀이공간의 이름도 직접 지어주었습니다. 알록달록 무지개 색이 아름다운 ‘호계무지개놀이터’라고요.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이에요.”
떠올려보면 조회대는 지루하고 따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 아래 교장 선생님의 긴 연설을 듣던 일은 아마 많은 분의 추억 속에 있을 텐데요. 이제 호계초 학생들은 우리와는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전학 가버려서 쓸쓸했는데, 놀이터를 만들면서 너무 즐거웠어요! 미래에는 더 많은 학교가 이렇게 즐겁고 신나는 곳으로 변해갔으면 좋겠어요!”
“원래 운동장에서는 축구, 피구, 술래잡기만 매번 반복했는데요. 이제 무지개놀이터가 생겨서 매일 새로운 놀이 아이디어가 넘쳐요!”
단상을 오르내리는 딱딱한 콘크리트 계단은 따듯한 색깔의 목제로 바뀌었습니다. 계단 아래는 아치 형태의 놀이기구가 있어 구멍 안에 숨을 수도 있고 오르락내리락 창의적인 놀이가 가능하지요. 그 옆으로 수평을 그리던 회색 계단은 높낮이가 다른 목제 벤치를 설치하여 다양성을 더했습니다.
“알록달록 무지개색도 칠하고, 귀여운 그림도 그려서 학교가 더 예뻐졌어요. 우리가 직접 만든 놀이터를 더 아끼고 예쁘게 이용할 거에요. 운동장 청소는 싫지만, 그래도 더 열심히 할 거예요!”
“내가 그림을 그리고 친구가 모형으로 만든 그 모습이 실제 우리 학교 운동장 앞에 펼쳐졌어요. 무지개 조회대와 오르락 내리락 재미있는 계단은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귀여운 그림과 알록달록 무지개색으로 삭막했던 조회대가 상상력 넘치는 무지개놀이터로 바뀌었습니다. 알록달록 무지개처럼 우리 호계초 아이들의 미래도 앞으로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으로 빛나기를 바랍니다.
‘놀이터를 지켜라’ 49호_학교 놀이환경개선_호계초등학교 호계무지개놀이터_울산광역시 북구
- 주소 : 울산광역시 북구 동대13길 20
- 건축 & 시공사 : 건축사사무소 유여예 & 시공사 디오건축
- 디자인단 : 호계초 아동디자인단 33명
- 후원 : 현대자동차는 미래세대 주역인 아동들의 과도한 학업 부담을 해소하고, 놀이를 통한 균형 있는 성장을 지원하자는 취지하에 기존의 놀이터를 아동 맞춤형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갤러리
이전 글
